우아한 테크코스 탈락

때는 우아한 테크코스(이하 우테코) 4기 발표날이었다. 우테코를 너무 가고 싶어서 발표 일주일 전부터 수요일 오후 3시만을 기다렸다. 티스토리는 어느 링크에서 들어왔는지 알 수 있어서 매번 유입 링크를 확인할 정도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오후 3시가 되자마자 탈락 메일이 왔다.. 일주일 동안 기다렸기 때문에 당연히 실망감도 매우 컸다.


며칠 동안 컴퓨터가 꼴 보기 싫어서 공부하지 않았던 것 같다..

자극제

우테코를 탈락하고 나서 시간이 지나고 승부욕이 생겼다.

“우테코 없이도 내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보여줄게”

주변에 같이 공부할 개발자가 없다는 건 핑계라 생각했다. 그래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인프런 스터디 등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일주일에 CS, 자바, 스프링 스터디 3~4개를 했다.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컴퓨터와 친하게 지내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했다.

가끔 “이렇게까지 공부해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우테코 사람들은 지금도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정신 차리고 다시 책상에 앉았다.


주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사냐고 물어보면, "우테코한테 복수한다".

일상

개발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나의 패턴은 항상 똑같다. 일주일에 한두 번 빼고는 자는 시간 제외하고 컴퓨터와 지낸다.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하면 번아웃이 온다고 하지만 이미 일상이 돼버렸고, 하지 않으면 불안감만 생긴다. 공부하지 않더라도 컴퓨터 앞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유튜브조차도 컴퓨터 앞에 앉아서 봐야 했다.

나를 갉아먹으면서까지 공부하고 있지만, 개발 공부가 재밌다. 하루에 16시간 게임만 하던 내가 게임 대신 개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냥 개발이 게임이 됐다.


가끔 부모님이 이렇게 공부할 거면 진작해서 의대에 가지 그랬냐고 하셨다. 난 ‘개발 공부’만 재밌는데,,

우아한 테크코스 합격

우테코 5기 모집공고가 올라왔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내 모습을 우테코에게 증명할 기회가 왔다.

자소서도 대충 작성해서 냈고, (최선을 다해서 제출함)

프리코스도 내가 원래 하던 대로 작성해야지했다. (최대한 우테코스럽게 작성하려고 노력함)

합격 발표날에는 이전과 다른 스탠스로 “결과 나오던지 말던지”라는 마인드로 지냈다. (결과 계속 기다림)

합격 발표가 나서 “당연히 그래야지”라는 생각도 했다. (행복했음)

이제 내 복수는 최종 미션만 남았다.

최종 미션을 끝나고, 결과와는 무관하게 내 생활 패턴을 지켰다. 이건 진짜다.

최종 우테코 합격 메일이 왔고, 복수할 기회가 왔다.

복수 준비

처음 혼자 공부할 때는 스터디를 해보고 재밌어서 많이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럿이 모여서 하는 스터디보다 혼자 공부할 때 효율이 높았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들이 많아서 그런지 점점 스터디와 멀어졌다.

우테코에서 처음 스터디를 모집할 때, 나는 아예 관심이 생기지 않았다. 스터디보다 혼자 하는 게 효율이 높다고 생각했다. 때가 타서 그런 것 같다.

한 달이 지나고 보니, 옛날 같은 열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번아웃이 온 게 아니라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할 때까지 공부하는 게 일상이 됐고, 별다른 이벤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에 대한 적극성, 열정들이 점차 사라졌다.

요즘 어떻게 하면 내 옛날 폼이 다시 돌아올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온보딩, 데일리 미팅 조 크루들이랑 스터디 관련 얘기를 하면서 옛날 열정이 느껴졌다. 스터디 시작할 때 그 설렘, 발표할 때 그 재미, 이해시킬 때의 그 짜릿함 말이다. 아마 나는 스터디 체질인가보다. 그래서 이제 다시 폼 찾고 우테코한테 제대로 된 복수를 하려고 한다.

우테코가 제공하는 이 환경, 코치분들을 다 활용해서 가져가야겠다. 우테코가 제공한 환경을 통해 나만의 스터디를 만들어서 공부하고, 항상 혼자 고민했던 부분들을 코치님들에게 여쭤보고 지식을 가져갈거다.


이게 내가 생각한 최고 복수다. 레벨 1은 탐색전이었고, 방학 동안에 복수 계획을 세우며, 레벨 2부터 복수를 시작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