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시다. 스크럼."

오전 아홉시.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스크럼 시간이다. 스크럼이란 이천년대 초반부터 미국 씰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시작된 애자일 방법론의 필수 요소로, 우리 회사 같은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널리 쓰이는 프로젝트 관리 기법이다. 데일리 스크럼의 대원칙은 이렇다. 매일, 약속된 시간에, 선 채로, 짧게, 어제는 무슨 일을 했는지 그리고 오늘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각자 이야기하고, 이를 바탕으로 마지막에 스크럼 마스터가 전체적인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것. 서로의 작업 상황을 최소 단위로 공유하면서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함이다. … 하지만 우리 대표는 스크럼을 아침 조회처럼 생각하고 있으니 심히 문제였다. 직원들이 십분 이내로 스크럼을 마쳐도 마지막에 대표가 이십분 이상 떠들어대는 바람에 매일 삼십분이 넘는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장류진,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