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이었다. 교대 학생 신분으로 초등학교 실습을 나갔다. 어릴 적부터 시골 환경에 살아왔던지라 실습 학교 또한 농어촌 학교에 더욱 관심이 갔다. 그래서 강화도 소재지의 한 초등학교로 실습하러 갔다. 착한 아이들, 훌륭하신 선생님들 그리고 적은 학생 수로 쾌적한 환경. 그 어느 학교 보다 학습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그러나, 학력 수준에서는 타 도시 학생들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학생들의 부족함을 보충해 줄 만한 여건이 부족하다고 개인적으로 결론을 내렸고 위치와 관계없이 학습할 수 있는 에듀테크를 개발하기 위하여 웹 개발 공부를 시작하였다. 불과 작년 여름 방학이었다. 홀로 강의를 찾아가며 공부하던 중 ‘우아한테크코스’를 알게 되었다. 그곳에 가면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지원하게 되었고 운이 따라 합격하게 되었다.
첫 입소. 나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배움을 위해 올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니 대부분이 전공자였고 그 외의 비전공자 역시 오래전부터 프론트엔드에 관한 관심과 공부를 해왔단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부터였다. ‘나는 여기서 부족한 사람이구나. 내가 올해 노력하여도 이 사람들의 몇 년의 노력을 따라갈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또 그 생각을 뒤따르는 우울한 감정이 드는 것이… 나의 자존감은 바닥을 찍었다. 다음날부터 미션 시작이었지만, 걱정과 두려움으로 인하여 잠에 들 수 없었다. 뜬 눈으로 지새운 채 길을 나섰다. 이러한 감정이 온보딩 미션 내내 지워지지 않았다.
‘유연성 강화’를 주제로 매주 회고하는 시간이 생겼다. 당시 다른 조원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미션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홀로 진전 속도가 느려 조급함과 스스로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는 자존감의 떨어짐을 허락해서는 안 되겠다고, 이대로 가다가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를 위로하기 위해 선택한 주제는 ‘부족함보다는 성취감에 집중하기’ 다. 잘하는 사람과의 비교를 하면 끝없이 내가 부족한 사람이지만, 어제의 나와 비교한다면 계속 발전해 나갈 뿐이지 않은가. 그래서 나만 바라보기로 했다. 그래야 더 이상 내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을 테니까.
나만 바라보기로 다짐한 것이 무색하게 롤러코스터처럼 감정이 요동친다. 해결이 안 될 때는 한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해결되면 역시 난 해낼 수 있다는 생각들이 반복된다. 사실 다짐했다고 하루아침에 바뀌겠는가. 그래도 이제는 그러한 요동이 칠 때면 스스로에게 얘기한다. 부족하다는 생각 역시 타인의 기준을 가져올 때 생겨나는 감정이라고. 나의 기준을 가져온다면 부족할 일이 없다고. 공부하면 성취하는 것이라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스스로에게 얘기를 건네면 요동치던 감정이 평온해진다. 또 언제 요동칠지는 모르겠지만.
공원에게 들었던 얘기가 있다. ‘우아한테크코스’ 과정 자체가 프리코스 때부터 공부를 시작한 사람도 따라갈 수 있게끔 설계했다고. 그 말을 믿기로 했다. 그래서 더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눈앞에 주어진 목표를 하나하나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