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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서 바쁘고 바빠서 힘들다

바빠서 힘들다

해야 할 일을 기간안에 완료해야하는 상황은 살면서 계속해서 마주하게 된다.

우테코에서는 미션이 해야 할 일에 해당된다.

미션을 하다보면 계속해서 공부해야 하는 것들이 생기게 된다.

지금부터 당신은 요리를 처음 배우는 학생이다. 당신에게 일주일안에 너구리 라면을 만들어야 하는 미션이 생겼다.

너구리야 사서 끓이면 되는 거잖아! 하고 쉽게 미션을 시작한다.

웬걸 주변에 너구리를 파는 곳이 없다.

불행 중 다행으로 사리, 스프, 후레이크를 파는 곳을 발견했다.

하지만 너구리에 어떤 사리, 어떤 스프, 어떤 후레이크가 들어가는지 몰라 이를 공부하는데 모든 시간을 쏟고 있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기한을 지키지 못할까봐 심적인 압박감이 심해진다.

압박감이 심해지면 나는 밤을 새거나 밥을 거르면서 작업을 하는 등 몸을 혹사시키는 방법들을 한다.

힘들어서 바쁘다

몸을 혹사시키다 보니 당연히 컨디션이 떨어지고

이는 작업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작업의 효율이 떨어지다 보니 작업 속도는 더욱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바빠서 힘들다

속도가 느려져 기한이 다가오니 또 다시 나는 나를 갈아넣기 시작한다.

또 컨디션이 안좋아진다.

뫼비우스의 띠

위에 두가지의 악순환이 계속해서 진행되게 된다.

그리고 그 악순환이 지속되는 주 이유는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하려는 내 욕심이다.

내가 아무리 좋은 재료를 조합해도 한번도 만들어보지 않은 너구리의 맛을 똑같이 재연할 수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하려면 진짜 제대로 하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모든일들을 대해왔고

제대로라는 단어는 열심히만으로는 되지 않는 불가능함이라는 단어로 점점 탈바꿈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까지만 하는 것과 내가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 까지 하는 것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계속해서 붙들고 있는 것이 나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라는 것을 알았지만

할 수 있는 것까지만 한다면 과연 나는 더욱 성장할 수 있을까?

위의 문장을 쓸 때까지만 해도 택해야겠다는 마음이 10초도 지나지 않아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변한 것을 보아

뫼비우스의 띠가 끊어질 때까지 빠른 속도로 도는 것이 답일 수도...

오늘도 또 월요일이다.


벌써 월요일이야?


우테코 이전까지는 아직 월요일이야? 라는 짜증이였다면

우테코 이후에는 이번엔 벌써 월요일이야? 라는 색다른 짜증이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가서 주말을 느낄새도 없었다.


우테코의 월요일은 1시까지 나와도 되는 황금같은 요일이다.

하지만 월요일이 주던 1시 이전의 시간은 이미 저번주에 내가 가져다 쓴지 오래.

거기다 화요일에 자리 잡은 다음 미션이 나를 잔뜩 노려보고 있다.


하루 하루 백엔드 미션과 여러 공통 미션들이 내 시간들을 순식간에 잡아 먹었다.

고해성사를 한가지하자면 백엔드 미션들에는 내 노력과 정성이 넘칠 정도로 담겨있다면 공통 미션은 조금 초라하다.


백엔드 미션의 그림자 속으로


소프트 스킬을 절대 등한시 여기고, 중요하지 않다 여기는 것은 아니다.

백엔드 미션들의 덩치가 워낙 더 커 공통 미션을 가려버린 형상이 되어버렸을 뿐.

블랙잭 미션에 허우적대다 라는 표현도 부족할 정도로 숨을 헐떡이며 겨우 완주를 하였다.

그제서야 뒤에 가려 있던 공통 미션의 노려봄이 느껴졌다.


여유?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우테코에 오기 전 다들 여러가지 각오를 하고 왔음에 의심치 않는다.

내 각오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람들과의 많은 소통이였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주에는 나름 각오한만큼 여러가지를 챙길만한 여유가 있었다.

여유를 뺏긴 제일 큰 이유들을 찾는 것이 이 글을 작성하는 와중에 성취하고픈 작은 목표이다.

하나하나 짚어보자.


좁디좁은 고시원


첫 번째 이유는 좁디좁은 고시원이였다.

지금보다 2~3살 어렸으면 집에서 다녔을 것이다 라는 말에 누구는 꼰대라고 볼 수 도 있겠지만 지극히 사실이다.

최근에 양쪽 발목 수술을 하게되어 체력도 떨어지고 많이 움직이는 것에 대한 걱정도 생겼다.

이곳 저곳 집을 알아 보고 괜찮은 곳을 찾아 가계약을 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이전 세입자의 변덕으로 인해 입주가 한달이 미뤄졌고 그 동안 살 곳이 필요해졌다.

어쩔 수 없이 고시원에 한달 동안 살게되었고 아직도 처음 그곳으로 이사간 뒤 잤던 첫날 밤이 생생하다.

이전에 지하 작업실에서 오랜기간 살면서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좁은 곳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첫날부터 우울감이 덮쳐오기 시작했다.

우테코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저 잠만 자는 곳이 되어 그 후에는 괜찮아졌다.

새벽4시까지 울려대는 주변 술집들의 노래소리와 담배냄새를 제외하고는.

물론 지금은 계약한 원룸으로 이사를 하여 그전보다 훨씬 좋은 환경이지만 이사과정 또한 정말 힘들었다.


두 번째는 정신적 여유가 없을 때마다 튀어나오는 냉철함이다.


당장 해야할 일이 아니라면 애매하게 할 바에 아예 하지 않는 편을 택한다.

어떤 사람이 보기에는 이 부분이 맞다고 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런 냉철함이 끝나는 시점에 되서야 조금이라도 할걸이라는 거대한 후회를 한다.

바쁜 와중에도 공부해서 스터디를 하는 크루들을 많이 보았다.

공부의 양과 질을 떠나서 여러개를 신경쓸 수 있는 그들의 성격이 부러운 적이 많다.


세 번째는 운동을 하지 못해 떨어진 체력이다.


그 전에 본가에 있을 때는 방문에 문틀에 철봉이 달려있었다.

항상 방을 들어가거나 나갈때 턱걸이를 하고 중간에 팔굽혀펴기도 하면서 체력을 나름 유지했었다.

좁디 좁은 고시원에는 문틀 철봉을 설치할 곳이 없었다.

최소한의 운동이라도 해야한다는 생각에 계단으로 14층 잠실교육장까지 오르는 것을 시작했다.

만나는 크루들마다 계단을 권하는 일도 많이 했고 같이 오른 적도 많았다.

지금은 이사한 집에 문틀 철봉도 설치해서 열심히 하는 중이다.


3가지의 이유를 찾았다.


위의 3가지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정리를 하며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첫 번째 집이 주는 정신적 안정이 중요하기에 내가 쉴 곳에 대해 더 잘 관리해야 겠다.

두 번째 모든 일에 완벽할 수는 없다 여유가 없다면 없는대로 우선 해보자.

세 번째 체력은 지속적으로 길러야하고 장시간 앉아 있기에 코어 운동은 절대 빼먹지 말자.

레벨 1에서 잘 지키지 못한 이 세가지를 레벨 2에서는 잘 지켜 더욱 더 건강한 우테코 생활을 보낼 것이다.